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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 시각장애인 자살위험 일반인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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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4-16 16:05 조회6,04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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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이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위험도 일반인에 비해 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의 조비룡(사진), 신동욱 교수팀은 2010~2011년 망막색소변성증 환자 187명과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뽑은 일반인 대조군 187명의 정신건강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망막의 기능이 소실돼 서서히 시력을 잃는 질환으로, 인구 4000명 중 1명꼴로 발병한다. 노인층보다 젊은층에서 더 잘 발생하며,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극중 인물 오영(송혜교)이 앓은 질환이기도 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은 중등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가 52%(97명)로 일반인의 29%(55명)에 비해 약 2배 높았고, 2주 이상 우울증상을 겪었을 확률 35%(65명)도 일반인의 17%(32명)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39%(72명)가 그렇다고 응답해, 13%(24명)에 불과한 일반인에 비해 3배 정도의 높은 위험을 보였다.

연구 결과, 시력이 상당히 떨어져 높은 장애등급(1~2급)을 받은 환자들보다 시력이 어느 정도 유지돼 낮은 장애등급(3~6급)을 받은 환자들이 오히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은 증상이 약하더라도 앞으로 병이 더 진행된다는 상황을 알기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 있으며, 낮은 장애등급으로 인하여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비교적 적다는 점 때문이란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증은 젊은층에서 야맹증 등을 겪다가 발견 당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시력이 점차 소실되는데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더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정신건강 서비스가 제공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외학술지 ‘Optometry and Vision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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