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옷 입고 기뻐하실 할머니를 생각하며 재봉틀 앞에 앉아 있으면 하루가 금방이에요."

무더운 날씨에도 아나바다 시장에서 1000원 주고 사왔다는 낡은 선풍기 하나만 켜놓고 조그마한 방에서 할머니들이 재봉틀을 돌리고 있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 할 나이에도 서두연(80) 할머니는 오히려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속바지와 시장 가방, 밥상 보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물건은 주변의 장애노인이나 홀로 사시는 어려운 노인들에게 전하고 있다.

5일 오전에도 그동안 만들어 두었던 250여 벌의 속바지를 주변의 노인들에게 보내고자 마산장애인복지관에 전달했다. 지난 설날을 비롯해 올 들어 세 번째로 벌써 1000여 벌이다. 서 할머니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마산시 합포 할머니봉사회 25명의 회원과 함께 15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해 지역을 돌며 헌옷과 헌 이불을 거둬들이고 씻고 뜯고 새 옷감을 더해 속바지 등을 만든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은 모두 할머니들이 자식으로부터 받은 용돈을 보탠 것이라 더욱 가치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할머니들은 주변의 어려운 노인 350가구에 틈나는 대로 김장김치밑반찬을 직접 만들어 보내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 합포 할머니봉사회가 15년 동안 만들어 선물한 옷과 이불만 해도 벌써 1만 벌이 넘는다.

서 할머니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벌써 40년째이며 할머니봉사회와 함께 만든 것까지 포함하면 2만 벌이 훨씬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