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것도 만들 수 있구나!'라는 보람과 다른 사람의 아픔도 알게 돼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마산장애인복지관 부설 다복솔(장애인 생산품 판매소 겸 쉼터)손바느질로 만든 가방앞치마 등을 납품하고 있는 황미선(63·지체장애 4급·마산시 회원 1동)씨가 말하는 '노동의 위대함'이다. 집안에만 '콕'하고 박혀 있을 때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인생을 사는 줄'로만 알았단다. 또 이전에는 밖을 나가기가 무섭게 들어오기 바빴는데, 지금은 장애인과 어울리면서 서로 아픔을 보듬는 게 너무 좋다고.

황 씨는 "지난 2년 동안 복지관에서 일주일 한 번 5시간씩 기능을 익혔는데, 올해부터 100% 내 손으로 만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새로운 삶을 얻었다는 측면에서 이건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생산에 투입한 노동량에 견줘 소득은 올리지 못했지만, 황 씨는 올해 4월 현재까지 앞치마 3개, 가방 1개 등을 납품했다.

마산시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1만 원대 열쇠고리와 동전 지갑이 한 달에 20여 개 정도 나간다"면서 "가방은 10만 원대에서 20만 원대로 가격이 비싼 편이라 퀼트 마니아들이 종종 찾는다"고 했다. 이곳에서 가방을 산 김화자(52·마산시 신월동) 씨는 "기계로 한 바느질보다 아무래도 손으로 정성을 다한 바느질 때문에 가방을 사용할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장애인의 노력에 비하면 매우 싼 편"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장애인에게는 새로운 삶을 찾아 주고, 소비자도 대만족, 그래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이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다양한 판매 경로의 개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대부분 제품은 경남도 장애인 생산품 판매 시설인 '나누미' 주간 행사천주교 마산교구청 행사, 장애인의 날 행사와 같이 주로 외부 행사에 의존하고 있다. 나가는 물량이 일정하게 확보되지 않으니 제품을 생산한 장애인에게 돌아가는 몫도 적을 수밖에 없다.

전병도 마산장애인복지관 부설 늘품 직업재활센터 소장은 "현재 제품 판매금액의 절반은 제품을 만든 장애인에게 돌아가고 나머지는 재료비와 인건비로 충당하고 있다"면서 "제품을 제일 잘 만들고, 판매도 가장 많았던 장애인이 한 달에 최고로 많이 가져간 게 40만 원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또 "다양한 판로 개척이 숙제"라면서 "문화공간이나 문화센터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입점하게 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에 힘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복솔은 지난 2007년 2월 문을 열었다. 장애인이 만든 구슬 공예품, 퀼트제품, 한방 생리대, 아로마 비누 등을 납품받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마산시 창동 옛 한국은행 건너편 건물 1층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현재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