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복지관 소식복지관이야기

복지관이야기

‘장애인의 친구’ 마산시장애인복지관 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2-25 15:36 조회4,066회 댓글0건

본문

데스크승인 2004.08.09  09:13:00 표세호 기자 | podong@dominilbo.com  

여름이 끝나는 날만 기다려지는 고통스런 무더위의 연속이다. 예로부터 삼복더위를 건강하게 넘기기 위해 복날이면 보양식을 먹어왔다.
그 중에서 개는 특히 사람과 가장 가깝게 지내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개고기는 보양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이기도 하다.
말복인 9일에도 보신탕집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설 것이다. 이야기가 이쯤 되면 ‘사람들’ 지면이지만 개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눈치챘을 것이다.
그렇다고 보신탕을 요리하기 위한 개 이야기는 아니다.
마산 신월동 언덕배기 산복도로 전망대 옆에 위치한 마산시장애인복지관(관장 백남해 신부)에는 장애인들의 친구인 송아지만 한 크기의 한 살배기 수컷 개가 있다.
맹인견으로 활약하는 골든 리트리버 종으로 이름은 벤. 히브리어로 ‘아들’이란 뜻으로 백남해 관장이 붙였다.
벤의 생일은 6월 9일로 치는데 장애인 복지관이 문을 연 게 지난해 그 날이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한달 정도 지나 지난 7월에 복지관으로 옮겨온 벤은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훈련을 거치지 않았지만 사람들을 잘 따른다. 장애인 복지관에 온 벤은 장애인들의 정서적 안정과 친화력을 높이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복지관 직원이 20명에 매일 찾는 장애인이 60여명으로 벤은 이들의 친구다. 어떤 장애인은 복지관에 도착하자마자 벤을 찾을 정도다.

복지관 찾는 사람들의 둘도 없는 귀염둥이

백남해 관장은 “동네 아이들이 벤을 보려고 복지관에 몰려올 때도 있습니다”라고 전한다.
‘벤’이라는 이름을 그냥 ‘뱀’이라고 부르는 아이들도 많다. 사람 손을 많이 타니 목욕도 자주 한다. 한 살이지만 워낙 몸집이 큰 종이라 짖는 소리도 우렁차고 서면 사람 키 만하다. 덩치가 크다 보니 먹성도 좋아 20㎏들이 사료가 보름도 못 간단다. 얼마 전 생일에 벤은 통닭생일상으로 받기도 했단다.
그냥 몸집이 크고 잘생겨서 인기가 좋다면 여느 개나 마찬가지일 것이지만 벤은 복지관에서 나름대로 밥값을 하며 예쁜 짓을 한다.
그 예쁜 짓이라는 것이 시키지도 않은 일인데 반지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는 길목을 지키는 것. 벤은 점심시간에 장애인들이 계단을 따라 식당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난 창문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일일이 인사를 하고 인사를 받는 일이 하루 중에 가장 중요한 임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란다. 평소에 자주 때리거나 짓궂게 괴롭히는 사람은 피한단다.
백 관장은 “그런 사람이 오면 내 뒤로 숨는데 개들 눈치가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한다.
갖은 아양을 떠는 만큼 벤은 질투도 많단다. 얼마 전에 애완견 한 마리가 새 식구로 들어왔는데 벤이 어찌나 난리를 피우는지 다른 집으로 보냈을 정도다.
우스개 소리로 말복만 지나면 개들이 한시름 놓는다는 말이 있듯이 개도둑이 걱정되지 않느냐고 묻자 백 관장은 “복날하고 인연은 없는데 개도둑이 소문 듣고 찾아올까 걱정스럽습니다”라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벤은 얼마 전에 고성성당에 암컷을 찾아가 결혼을 해 곧 2세를 보게 돼 백 관장은 고성성당 신부님과 서로 ‘개사돈’이라고 인사한다고 전했다.
장애인복지관 직원들 뿐만 아니라 귀염둥이 벤에게도 바람이 있지 않을까. 빡빡한 복지관 살림살이가 좀 더 나아져 많은 장애인 친구를 사귀는 것. 좀더 많은 후원의 손길이 아직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들에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것 아닐까.
복지관은 88가구에 무료 이·미용, 밑반찬지원, 가정봉사원, 목욕사업, 무료진료, 병원동행 봉사 등의 재가복지사업에도 함께 할 자원봉사자들을 찾고 있다.(마산시장애인복지관 247-5194, 후원계좌 경남은행 513-07-0183548 예금주 마산시장애인복지관)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